안녕하십니까. 경향신문을 찾아주신 독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경향신문은 1946년, 해방의 격동 속에서 창간되었습니다. 창간사에 담긴 사시(社是)는 지금도 또렷합니다. “거짓말 아니하는 것만으로도 혼란기의 고덕(高德)이 되려니와, ‘정말’ 하기를 항산천업으로 할 것.” 진실을 전하는 일을 하늘이 부여한 항구적 사명으로 삼겠다는 이 다짐은, 8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오늘에도 우리의 기준이자 존재 이유입니다.
경향신문의 역사는 결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권력은 여러 차례 언론을 길들이려 했지만, 우리는 그때마다 무너지지 않고 다시 일어섰습니다. 그리고 1998년, 국내 언론사로서는 드물게 사원주주 체제로 새롭게 출발했습니다.
오늘의 경향신문은 외부 자본이나 정치 권력이 아닌, 신문을 만드는 구성원들이 주인이 되어 운영됩니다. 이 구조적 독립은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독자 여러분께 드리는 가장 근본적인 약속입니다.
지금 우리는 저널리즘의 중대한 전환기에 서 있습니다. 정보는 넘쳐나지만 신뢰할 수 있는 뉴스는 오히려 부족해지고, 사실과 선동의 경계는 점점 흐려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환경과 알고리즘은 때로 진실보다 자극을 앞세웁니다.
이럴 때일수록 경향신문의 역할은 더욱 분명해집니다. 불편하더라도 진실을 보도하고, 속도보다 정확성을 우선하며, 어떤 권력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것. 그것이 우리가 지켜온 길이며, 앞으로도 지켜갈 원칙입니다.
경향신문은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권력과 기득권 구조를 비판적으로 조명하고, 합리적인 문제 제기와 책임 있는 대안을 제시하겠습니다. 동시에 노동, 환경, 인권, 젠더 등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목소리를 꾸준히 발굴하고 공론화하여, 보다 포용적이고 균형 잡힌 사회로 나아가는 데 기여하겠습니다.
또한 기후위기, 불평등, 인공지능이 가져올 구조적 변화와 같은 장기적 과제에도 깊이 있게 접근하겠습니다. 눈앞의 관심을 좇기보다, 10년 뒤에도 의미를 지니는 진실을 기록하는 저널리즘을 지향하겠습니다.
경향신문은 앞으로도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언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언론, 시대의 변화를 정직하게 기록하는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신뢰에 부응하는 언론이 되겠습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경향신문 대표이사